지금 건이에게는 형제자매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촌들도 없습니다.
저랑 남편이 둘다 맏이이다 보니 하나뿐인 친손주, 하나뿐인 외손주가 된거죠. 건이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클 확률이 아무래도 높겠죠.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
'공부는 나중에 얼마든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해도 되지만 인성은 처음부터 잘 잡아줘야 돼'
라고 생각했습니다.

"건이보다 어린 동생은 때리면 안되요"

"동생한테 양보해야지"
"건이는 갖고 놀았으니 형아가 지금 갖고 놀게 해줄까?"
"우리 건이는 누나한테 양보할 수 있지요?"

혼자 크는 건이가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로 클까 싶어 늘 양보하라고 가르치고 남을 배려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또 건이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따라주었지요.
헌데,
너무 잘 따라준걸까요? 아니면 제 교육이 지나친 걸까요?


동생을 때리지 않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동생한테 맞기만 하라고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맞으면서 울기만 하는 건지 ㅠ.ㅠ

양보하는 거 좋습니다.
하지만 양보한 게 아니고 빼앗긴 거면 상황이 달라져야지.
빼앗겼다고 형아한테 말도 못한 채 울기만 하는 건 ㅠ.ㅠ

이런 소심한 건이의 성격때문에 남편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아들한테 이상한 걸 가르치더군요.

"건이가 먼저 때리는 건 안되지만 누가 널 한대 때리면 너도 한대 때리는 거야. 알았어? 자 아빠가 건이를 때렸어. 어떻게 해야돼?"


"퍽~!" <-아빠를 발로 찹니다. 아빠는 왜 그렇게도 만만한지 -0-


"잘했어. 만약에 모르는 형아가 건이를 이렇게 때렸어. 어떻게 해야돼?"

"퍽~~!" <-이번에는 아빠 배를 주먹으로 퍽퍽 -0-

"아주 잘했어. 맞고만 있으면 억울하잖아. 맞으면 때려 알았지? 뒷일은 아빠가 책임져줄게" 

책임은 무슨 -0-

"건이 엔진킹을 누가 이렇게 가져가면 어떻게 해야돼?"

"..."  <-말도 못하고 쭈삣쭈삣하네요

"이렇게 누가 가져가도 돼?"

"안돼. 내꺼야"

"더 크게?"

"내꺼야~ 가져가지마" <-이 정도면 거의 발악을 합니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거야. 잘한다 우리아들" <-보고만 있는 난 뭐야? -0-

급 소심해진 아들때문에 과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건지 혼란이 오네요.
저렇게 가르치는 남편한테
"뭐하는거야. 아이한테 그렇게 가르치면 어떻게 해"
하면서도 막상 말리지는 못했습니다 ㅠ.ㅠ

때리지도 못하고 맞고만 와서 우는 녀석을 보니 왜이렇게 가슴한쪽이 싸한건지...
이런게 부모의 마음인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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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 이게 부모 맘인것 같아요.
    어떤때는 소심한게 걱정...어떤때는 너무 활발한게 걱정
    말은 안하면 안해서 걱정...말이 많으면 많아서 걱정...
    저도 맨날 걱정을 안고 삽니다 ㅠㅠ

    2010.11.25 1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네요..
      하나여서 그런지 더 걱정되요. 애가 독불장군으로 크게 될까봐요 ㅠ.ㅠ

      2010.11.25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2. 한방

    저마음 저두 이해할거 같아영 그래두 아이가 맞고 들오는것보다 때리고 오는것이 나을듯 ^ㅡ^

    2010.11.25 14:32 [ ADDR : EDIT/ DEL : REPLY ]
  3. 스릴만땅님

    한방님과 같은생각 ㅎㅎㅎㅎ

    2010.11.25 14:52 [ ADDR : EDIT/ DEL : REPLY ]
    • 마냥 맞고만 오는것도 안 좋겠지만, 마냥 때리고만 와서 뒷수습하는 것도 문제 아닐까요?? ㅠ.ㅠ

      2010.11.25 14:54 신고 [ ADDR : EDIT/ DEL ]
  4. 제 아들녀석하고 똑같네요
    지금 여섯살인데 지금까지 누굴 때려본적도 없고,
    뺏어본적도 없구요... 어떤때는 참 속상하기도 합니다.

    2010.11.25 14: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그러더라구요..
      맞고만 오면 속이 상하고, 때리는 것은 안좋은거라고 가르쳤으니 때리라고 말을 못하고.. ㅠ.ㅠ

      2010.11.25 15:02 신고 [ ADDR : EDIT/ DEL ]
  5. 제 3살 아들놈이 생각나는군요.
    혼자가 외로워보일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선택과집중으로 한아이만 잘 키워보려구요..

    2010.11.25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둘째고민은 저희도 늘 하는 고민하는 문제인데, 아직도 해결책을 못찾았네요. 잘 키워야죠 ^^

      2010.11.25 16:14 신고 [ ADDR : EDIT/ DEL ]
  6. 진짜 부모맘은 다 똑같은것 같아요...
    그 자식들도 그런 부모맘을 알때가지는 자신들의 자식을 나아봐야 안다고 하잖아요..
    잘 보고갑니다..^^

    2010.11.25 18: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엘리

      맞아여.저도 아들 낳기 전에는 그런마음을 몰랐으니까요 ^^

      2010.11.25 19:05 [ ADDR : EDIT/ DEL ]
  7. 정말 그럴 땐..정말...난감할 듯해요. 모든 가정이 그렇게 가르치고, 서로 양보하라고 가르치고 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에요.

    2010.11.25 2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근데 부모맘이라는게 맞기만 해도 기분이 안좋기는 하더라구요.. 혼동이 오죠 ㅠ.ㅠ

      2010.11.26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8. 저는 자식이 없지만 똑같는 것 같아요. ㅋㅋ

    2010.11.26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근데 남자분들은 그냥 때리고 오는게 낫다는 말씀도 자주 하시던데여 -0- 특히 저희 남편 ㅠ.ㅠ
      나중에 정말 책임 질 자신은 있는건지.. 흠...

      2010.11.26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9. 애가 맞으면 정말 화나더군요..
    맞지도, 때리지도 않게, 현명한 아이로 키우는게 제일 좋은거 같아요.. ^^

    2010.11.26 11:11 [ ADDR : EDIT/ DEL : REPLY ]
    • 현명하게 키운다는 게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이래도 고민 저래도 고민이라서요 ^^

      2010.11.26 11:26 신고 [ ADDR : EDIT/ DEL ]
  10. 장난 아닌 장난감들이네요. 저 떄는 장난감이 뭐예요. 테니스공 하나면 하루 종일 놀았는데요.

    2012.04.15 01:31 [ ADDR : EDIT/ DEL : REPLY ]